자연식ㆍ친환경ㆍ건강식 푸드 매거진
‘뇌 노화 천천히 vs 빨리’ 새해 식단 관리하려면…
2025-01-22
소시지(왼쪽), 연어 [게티이미지뱅크]
소시지(왼쪽), 연어 [게티이미지뱅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새해 맞이 뇌 건강에 좋은 식단을 계획하려면 가공육을 줄이고 지중해 식단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 된다. 붉은 고기 및 가공육은 뇌 노화를 빠르게 만들지만, 지중해 식단은 인지 기능 유지를 돕는다는 것이 최근 보고된 연구의 공통 결론이다.

가공육의 과다 섭취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해로움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한 부분이다. WHO는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위험을 낮추려면 가공된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해 왔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최근에는 가공육과 치매 위험 및 인지 기능 저하와의 연관성을 밝힌 대규모 연구도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미국신경학회저널 최신호를 통해 “가공육을 많이 먹을수록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베이컨, 소시지, 핫도그, 햄 등 가공된 붉은 고기를 자주 섭취하면 나이가 들면서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붉은 고기뿐만 아니라 가공육에 들어 있는 나트륨, 포화지방과 화학 첨가물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이 40년 이상 미국 성인 13만3000 여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가공육을 포함한 적색육 섭취량이 하루 21g이상인 사람은 8.6g 이하인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13%,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은 14% 컸다.

연구를 이끈 대니얼 왕 교수는 “가공된 붉은 고기를 다른 단백질 공급원으로 대체하면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이룰 수 있다”며 “해로운 성분은 줄이고 유익한 영양은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적색육이나 가공육을 견과류와 콩류, 생선 등으로 대체했더니, 치매 위험은 19%,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은 21% 감소했다. 인지 기능 노화는 1.37년 늦춰졌다.

적색육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주로 먹는 식단은 전통 지중해식단이 대표적이다. 지중해 식단은 생선, 콩 등의 식물성 단백질에 올리브유, 채소와 견과류 등을 곁들인다.

지중해 식단이 뇌의 노화 지연과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는 여럿 있다. 미국 임상영양학저널(2017)에 실린 영국 리즈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8년 동안 성인 50만 명을 추적한 결과, 지중해 식단을 잘 지킬수록 인지 저하 또는 치매 위험이 낮춰졌다.

미국신경학회저널(2015)에 실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논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치매가 없는 674명의 노인(평균 연령 80.1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지중해식 식단이 노령자의 뇌 기능 저하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적색육 대신 생선을 더 많이 섭취하는 그룹은 인지 기능과 연관된 뇌의 피질, 회백질 등이 보다 건강했다. 대뇌 피질의 변화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뇌 질환과 관련 있다. 건강한 일반인의 대뇌피질 두께는 평균 2.5㎜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더 얇다.

국제학술지 영양학저널(2017)이 소개한 호주 퀸들랜드대학교 연구진도 “지중해식 식단은 인지 건강과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위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