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비만, 근육 적어 내장 지방↑
“한국 20대 여성 비율, 전 세계 톱”
유산소 운동 · 단백질 섭취로 개선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날씬하고 몸매가 좋아 보여도 속은 ‘괜찮은’ 체형이 아닐 수 있다. 보기엔 말랐지만 내장 지방이 많은 ‘마른 비만’인 경우다. 개선을 위해선 유산소 운동과 함께 부족한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다.
마른 비만은 ‘토피(Tofi: Thin on the Outside, Fat on the Inside·날씬한데 몸 안은 뚱뚱)’라고도 부른다. 김정현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마른 비만은 쉽게 말해 근육량이 적은 것을 말한다”며 “팔다리는 가늘고 윗배만 볼록하게 튀어나온 ‘거미형 비만’은 일반 비만보다 더 큰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마른 비만은 복부에 내장 지방이 쌓인 경우가 많다. 근육량이 적으면 에너지로 소모되지 못한 지방이 장기 주변에 쉽게 쌓이기 때문이다.
지방은 어디에 쌓이느냐가 중요한 데, ‘내장’ 지방은 ‘팔다리’ 지방보다 나쁘다. 팔다리가 얇은 마른 비만이 위험한 이유다. 내장 사이의 지방세포가 혈액을 타고 흐르면서 심혈관 질환,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이런 마른 비만형은 운동을 거의 또는 전혀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 매일 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과 함께 식습관도 바꿔야 한다.
김 교수는 “근육 생성을 위해 단백질이 부족하지 않도록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백질은 시중의 보충제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권했다.
식단을 개선하려면 근육 생성에 좋은 살코기나 콩, 달걀 등을 통해 균형 잡힌 단백질을 섭취한다. 반면 혈당을 높이고 중성지방을 만드는 정제 탄수화물은 되도록 줄인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류와 채소, 해조류 섭취도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마른 비만 상태를 스스로 진단하려면,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했다. 체중이 적어도 허리둘레 수치가 평균보다 크거나, 예전에 비해 3인치(약 7.6㎝) 이상 늘어났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성인 남자 90㎝ 이상, 성인 여자 85㎝ 이상이면 복부 비만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조사도 나왔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인바디가 전 세계 17개국 20대 여성 데이터(218만 7224개, 2018~2022)를 분석한 결과, 한국 20대 여성의 마른 비만 비율은 15.8%였다.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