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중심의 佛 미식 문화 소개
10가지 치즈플래터, 코스로 선봬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프랑스인들은 일상에서 미식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주로 와인과 치즈를 말합니다. 프랑스에서 치즈는 하나의 미식 문화로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르므니에(Le Meunier) 압구정점에서는 치즈를 중심으로 프랑스 미식 문화를 경험하는 미디어 행사가 열렸다. 르므니에는 프랑스 치즈 전문 브랜드다. 프랑스 최고 장인 인증인 ‘MOF 프로마제 로돌프 르므니에(Rodolphe Le Meunier)’가 선별·숙성한 치즈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마크 투탱(Marc Toutain) 프랑스 셰프의 코스 메뉴와 쿠킹클래스로 진행됐다. 르므니에가 9월부터 선보이는 점심 코스 ‘마크의 식탁’과 쿠킹 클래스 ‘프렌치 퀴진 아뜰리에’를 미리 맛보는 자리였다.
마크 투탱 셰프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45년 경력의 셰프다. 요리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농업공로훈장 슈발리에(Chevalier de l’Ordre du Mérite Agricole)를 받았다.
코스 요리는 르므니에가 프랑스에서 수입하는 와인과 함께 제공됐다. 첫 코스인 아뮤즈부쉬(amuse-bouche)는 ‘캐비어를 곁들인 브루야드(Brouillade au caviar)’였다. 아뮤즈부슈는 정식 코스 요리가 시작되기 전에 나오는 한입 크기 음식을 말한다. 셰프는 스크램블 요리를 달걀 껍데기에 담은 뒤 캐비어를 얹어 제공했다.
전채 요리는 ‘훈제 연어 파느케(Pannequet de saumon fumé)’였다. 요리에는 브리야 사바랭(Brillat-Savarin) 치즈가 사용됐는데,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었다. 유관문 르므니에 대표는 “치즈가 너무 맛있어서 프랑스 미식가의 이름을 붙인 트리플 크림치즈”라며 “부르고뉴 지역에서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치즈를 먹은 후 화이트 와인인 ‘샤또 벨에르 라 르와예(Chateau Bel-Air La Royer)’를 한 모금 마시니, 치즈의 깊은 풍미가 한껏 올라갔다.
메인 요리는 ‘쌩넥떼르 소스를 곁들인 모렐 버섯 풀라르드(Poularde aux morilles, sauce au Saint-Nectaire)’다. 프랑스식 닭 요리로, 프랑스 국빈 만찬에 자주 등장한다. 닭고기와 모렐 버섯을 쌩떽떼르 소스에 조려서 만든다. 쌩떽떼르 치즈로 만든 크림소스는 느끼하지 않으면서 크리미한 맛으로, 닭고기와 어울렸다. 모렐버섯(Morchella)은 중동의 대추아쟈(Date)처럼 독특하게 생겼다. 식감은 쫄깃했다. 프랑스 미식가 사이에서 높이 평가받는 식재료로 꼽힌다.
이어 10개의 치즈가 올려진 ‘르므니에 치즈 플래터(Plateau de fromages Le Meunier)’가 나왔다. 카망베르, 블루치즈부터 꽁떼 등 다양한 치즈들이 놓였다.
르므니에에 따르면, 치즈 플래터를 시식할 때는 맛과 향이 부드러운 치즈에서 강한 치즈로 먹는 것이 좋다. 우유· 양유·염소유 순서다. 꽁테와 같은 하드치즈의 외피는 먹지 않는다.
디저트로는 ‘꿀에 구운 사과와 르므니에 크렘 에뻬쓰(Pomme rôtie au miel, crème épaisse)’가 제공됐다. 셰프는 “크렘 에뻬쓰는 한국에선 보기 어렵지만, 프랑스 요리에선 많이 쓰는 크림”이라며 “특히 캐비어(철갑상어알)을 먹을 때 꼭 들어간다”고 소개했다.
치즈는 살균 치즈와 비살균 치즈로 나뉜다. 살균 치즈는 시장 유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용 치즈다. 미식의 분야에서는 비살균 치즈가 주인공이다. 유 대표는 “치즈 속 미생물이 지방과 단백질에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숙성을 일으켜야 제대로 된 맛을 내는데, 살균 시엔 미생물 반응이 적어져 맛과 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우리나라는 비살균 치즈의 수입을 일부 품목으로만 제한하고 있어 다채로운 프랑스 비살균 치즈를 맛보기가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행사에서 치즈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정찬 코스중 하나로 제공됐다. 지난 2010년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된 ‘프랑스인의 미식 식사(The Gastronomic Meal of the French)’에서 치즈는 디저트 전에 제공되는 정찬의 한 코스로 명시돼 있다. 유 대표는 “프랑스에서 치즈는 독립된 코스로 즐긴다”며 “설명과 함께 서비스하는 방식까지 오랜 미식 문화의 일부”라고 강조했다.